오늘의 배구논평에서는 이번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가장 먼저 얻은 남자 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명가 재건의 첫걸음을 떼고 프랑스 명장의 융통성과 유연함으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 획득에 성공한 과정들을 먼저 살펴보고 다가오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이 두번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달성에 성공할 수 있는지
오늘의 배구논평에서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남자 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 프로배구단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 1로 역전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게 된
것은 2017~2018시즌 이후 7년만에 달성하는 역대 최고 성적이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가장 먼저 얻은 현대캐피탈은 다가오는 챔피언결정전 경기에서 두번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달성을 위한 희망을 걸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 VS 우리카드전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 1로 역전승을 거두고
원정에서 처음으로 잔치를 열었습니다. 토종 에이스 허수봉(28점)과 쿠바 국가대표 출신 외국인
선수 레오(22점)이 50점을 합작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좌우 공격에 불을 뿜는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원정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은 지금까지 현재의 승점인 76점(26승4패)을
쌓아 남은 6경기와 관계없이 1위를 확정 지었으며, 19승11패와 승점 57점을 기록한 2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19승10패, 승점 53점을 기록한 3위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가 잔여
경기에서 최대 각각 18점, 21점을 확보해도 결과는 변함없는 만큼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내내
'절대 1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28일
OK저축은행전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2월1일 삼성화재전까지 패배 없이 16연승을 내달리는
전력을 펼쳤습니다.
프랑스 출신 배구 지도자 필립 블랑 감독 부임 이후 1년차 만에 거둔 쾌거입니다. 현대캐피탈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명가 재건을 목표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3~2024시즌
구단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그 과정에서 일본
남자배구대표팀의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남자 네이션스 리그(VNL) 준우승을 이끈
프랑스 출신 배구 지도자 필립 블랑 감독을 팀의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시아 국가가 이 대회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당시가 처음입니다.
현대캐피탈이 흔들림 없이 정규리그 1위에 도달한 것은 블랑 감독의 '융통성'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블랑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강요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일례로 블랑 감독이 쿠바 국가대표 출신 외국인 선수
레오와 현대캐피탈의 주장 허수봉을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조합으로 낙점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습니다. 두 명 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돼 있어 리시브에서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공격성 아웃사이드 히터와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를 나란히 기용해 공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블랑 감독은 당장 현대캐피탈이 우승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레오와 허수봉의 활력을 100% 활용해야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리시브 불안을 감수하더라도
이들을 중심으로 시즌을 치르는 게 낫다고 판단한 만큼 선수들의 리시브 불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우승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블랑 감독의 진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리시브 6위(효율 31.78%), 디그
7위(세트당 9.556개), 수비 7위(세트당 15.157개)로 대부분의 수비 지표에서 최하위에 그치고
있으나, 팀의 공격력 측정 척도로 볼 수 있는 공격 종합(성공률 53.75%), 서브(세트당 1.546개),
블로킹(세트당 2.806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170cm의 최단신 리베로
박경민이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쳐 허수봉과 레오의 부담을 줄인 것이 더욱 중요한 결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블랑 감독은 최근 레오의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자 아시아쿼터 공격수 신펑 대신 전광인을
리시빙 아포짓으로 활용하는 '유연함'까지 선보였습니다. 전광인은 한때 대표팀 에이스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냉정하게 아포짓 스파이커 자원감은 아닙니다. 큰 키와 압도적인 높이로 승부하는
일반적인 아포짓 스파이커와 달리 수비와 공격 모두 준수한 공수겸장형 선수에 가까운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블랑 감독은 전광인이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리시브를 받을 수 있도록 수비 범위를
조정해 레오의 어깨를 가볍게 했습니다. 그리고 레오는 이날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 후위공격
3개를 기록하여 트리플크라운 기준을 가감 없이 충족했습니다. 블랑 감독은 "전광인을 투입하면
레오의 리시브를 보강할 수 있다. 요즘 레오가 지난달에 비해 리시브 효율이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이 로테이션이 레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캐피탈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날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2024~2025시즌
현대캐피탈 이전 남자부에서 역대 가장 빨리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팀은 2012~2013시즌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유일합니다. 남자부가 6개 구단 30경기 체제였던 당시 삼성화재는 5경기를
남기고 축포를 쐈습니다. 7개 구단 36경기 체제에서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이 4경기를 앞두고
역대 가장 일찍 1위를 달성했으며, 현대캐피탈은 이날 우리카드전 역전승으로 6경기를 덜 치르고
조기 1위를 달성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대캐피탈의 시선이 창단 5번째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타이틀 획득으로
향합니다. 현대캐피탈의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18~2019시즌이 마지막이며,
현대캐피탈이 처음 달성했던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은 2005~2006시즌이 유일합니다. 그렇지만
이미 이번 시즌 컵대회에서 11년만에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다섯번째 남자부 컵대회
챔피언타이틀을 획득한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1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위업을 이루게 됩니다.
다가오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역대 두번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지 천안의 배구팬들이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오늘의 배구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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