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논평] 적지에서 선두 현대캐피탈을 격침시킨 우리카드 '아히 없이 만들어낸 이변을 일으켰다'
오늘의 배구논평에서는 오늘(23일) 천안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 VS 현대캐피탈전 경기에서 선두 현대캐피탈을 적지에서 격침시킨 우리카드가 아히
없이 만들어낸 이변을 일으킨 과정들을 오늘의 배구논평에서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남자 프로배구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 프로배구단이 주장이자 에이스 아히 없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꺾고 3위로 올라 선두권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우리카드는 오늘(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 VS 현대캐피탈전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대 0(25-20, 25-23, 26-24)으로
꺾고 시즌 5승째를 거두었습니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아히가 여전히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선두 현대캐피탈을 원정에서 만나야 하는 험난한 경기였지만 보란 듯이 이변을
연출하면서 승점 3점을 얻었습니다. 이강원-송명근-김지한-알리까지 날개 자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아히의 빈 자리를 확실하게 채울 수 있었으며, 핸태준 역시 아히가 없는 상황에서도 깨끗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홈에서 완패를 당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됐습니다. 허수봉이 공격과 서브에서 크게
흔들리고 2세트에는 비디오 판독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 1점을 모호한 판단으로 날리는 어수선한 장면도
나왔습니다. 신펑이 공격에서 분투하고 레오가 역대통산 후위득점 1위에 올라서는 역사를 쓰기도 했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해 천안의 배구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면서 승점 3점을 우리카드에게 빼앗기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리카드는 아히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첫 승을 거두면서 반등의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이강원과
송명근, 김지한 알리가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아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한태준은
중앙을 과감하게 활용하는 경기 운영으로 날개 공격수들의 숨통을 터줬습니다. 오재성과 김영준의
안정적인 수비까지 더하면서 원팀으로 승리를 챙긴 우리카드는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승장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은 '반드시,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현대캐피탈의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에서 이런 문제를 겪었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부담감과 두려움 없이
경기를 재미있게 즐긴 것 같다. 이로 인해 좋은 플레이들이 많이 나왔다. 3세트의 고비 역시 이와 같은 좋은
분위기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이 공을 돌린다"며 기쁜 마음으로 승리 소감을
전했습니다.
파에스 감독은 이날 알리를 교체카드로, 박준혁을 선발로 기용하는 변칙 운영을 선보였습니다. 리시브
강화가 필요한 순간에 절묘한 한성정 교체 투입으로 재미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카드에 처음 온 날
선수들에게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 돼서 다같이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좋은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다. 베스트 멤버로만 시즌을 치를 수는 없는 법이고, 그 순간 누군가가
나타나 팀으로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성정도, 송명근도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순간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이러한 우리의 철학을 계속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낼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끝으로 파에스 감독은 "지금까지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부담감이 없는 경기에서 오히려 잘 풀리는
경험을 많이 해봤다. 반대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어떠한 상황에 의해 경기력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가지긴 어려운데 잃기는 쉬운 법이다. 우리는 좋은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방심을 경계하면서 계속 준비해야 한다"며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멋진 한마디였습니다.
패장 필립 블랑 감독은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 왼쪽 공격에서 활로를 찾을 수 없었고 레오도
기복이 있었다. 리시브도 정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사이드 아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반격 상황에서는 하이 볼에 대한 투-쓰리 블록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전혀 풀리지 않았다"라고 완패 원인을 이야기했습니다. 블랑 감독은 "하지만 긴 시즌 속에서 패배는
가끔 우리에게 필요한 불시 점검이 되기도 한다. 필요한 부분을 잘 회복해서 나아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의지를 다졌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이 경기가 어려움을 겪던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까봐 조금 우려되고 있다"는 걱정 하나를 털어놓았습니다.
난적 현대캐피탈을 완파하고 다시 연승 행진에 시동을 건 우리카드는 오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연승 행진에 도전합니다.
오늘의 배구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