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발리볼] 2라운드 향해 가는 한성정과 우리카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돼야죠'
발리볼 대기획이 준비한 화제의 발리볼 시간에서는 지난 11월3일 태명 '우리'라는 첫 아들을
얻고 아들의 아빠가 된 남자 프로배구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 프로배구단의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 선수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들을 만나보고
2라운드 향해 가는 한성정과 남자 프로배구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 프로배구단이 이번
2라운드에서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화제의 발리볼에서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한성정(우리카드)의 아들 '우리'가 세상에 나온 지 약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한성정의 각오도 그동안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가끔은 "언제 쉬는지
모르겠다"고 느낄 만큼 힘들고 어떤 날은 "노력할 만큼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한
순간도 있지만 한성정은 그의 소속팀과 아들, 두 '우리'를 위해 오늘도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오전 11시50분 한성정의 아들 '우리'가 세상과 처음 만났습니다. 한성정은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가고 싶은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혼자 아이를 낳은 아내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낄 새도 없이 "누군가의 아버지가 됐다는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은 몰려오면서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한성정을 휘감았습니다. "병원 규정상 면회가 어려워
창밖으로 아이를 봐야 했다"는 사실은 아쉬웠지만 자신과 똑 닮은 아이를 두 눈으로 마주하자마자
한성정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기쁜 마음"에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우리'가 산후조리원에 가고서야 한성정은 아들을 제대로 품에 안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이게
내 아들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하고 행복했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우리'는 한성정의 아들이었습니다. 한성정 자신이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붕어빵 아들을 둔
한성정입니다. 그런데 그 옆에서 한성정과 그의 아내보다 '우리'를 더 흐뭇하게 바라보는 특별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성정의 아버지 한은범씨였습니다. "아빠보다도 할아버지를 더 많이 닮은 손자"를 둔
할아버지의 따뜻한 미소였습니다.
아버지가 된 한성정에게는 얼마 전 고민 아닌 고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금발'로
물들인 머리 색깔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비시즌 동안 한성정은 선수로서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릴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노력한 만큼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꼈으며, 한성정의 든든한 지원군인 대학 시절부터 함께 사랑을 키워온 그의 아내는 "아직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니 염색을 통해서 기분 전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좋은 조언을 건넸습니다. 용기를
얻은 한성정은 "이왕 용기를 얻은 김에 감독님의 눈에도 더 잘 띄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과감하게 금발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성정은 "머리를 다시 흑발로 해야 하나" 걱정을 했고 "조리원에서 다른
부모님들의 시선을 느낀다"는 말을 했습니다. "키도 큰데 머리도 금발이라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한성정은 "염색한 게 아까워서 일단 당장은 그냥
두겠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웃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자신이 누군가의 아들일 줄만 알았던 한성정은 이제 가장의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동시에
아버지 한은범씨를 향한 존경심도 더욱 커졌고 한은범씨는 왜소증으로 인해 키가 134cm에서 더 이상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성정에게는 "항상 우리가 보는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
한성정의 집안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한은범씨는 아들의 꿈을 위해 막노동을 하면서 아들 한성정을
뒷바라지했습니다. 한성정이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이다.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돼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아버지의 반만 따라갈 수 있다면 아마 나도 '우리'에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그의 아버지 한은범씨는 데뷔 초 아들의 모든 경기를 직접 눈에 담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빈도가
줄었습니다. "팀에서 확실한 주전이 아니다 보니 아버지가 경기장에 오셔도 나를 못 보게 될 수도 있어
오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아버지가 최근 다시 일을 시작하시기도 했다"는 그의 말은 정확하지만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또 아들로서 한성정은 이번 시즌 다시 힘차게 날개를 펼치고자 합니다.
한성정은 "지금은 팀이 어려울 때 조커로 투입되는 역할이지만 이제 1라운드는 4승2패로 마무리하고
무패 연승으로 끝까지 부딪혀 보겠다"며 "아내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한성정의 소속팀 우리카드는 지난 12일 안산에서 열린 1라운드 마지막 경기 OK저축은행전 경기에서
듀스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 1로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승점 11점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우리카드가 2라운드부터 무패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가면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게 됩니다. 현재 남자부 승점 1위는 5승1패, 승점 14점으로 1라운드를 마친 현대캐피탈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5승1패를 기록한 한국전력과 3승3패를 기록한 대한항공이 4승2패를 기록한 우리카드와
함께 나란히 승점 11점으로 뒤를 쫓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한성정과 2라운드의 우리카드는 어떤
모습으로 무패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리볼 대기획이 준비한 화제의 발리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