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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혁진의 배구논평

[배구논평] '비판이 쏟아질 줄 알았다' 우직했던 혁명가 토미 틸리카이넨, 그가 돌아본 한국에서의 시간

오늘의 배구논평에서는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의 상위권을 지배했던 핀란드 출신 

배구 지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그가 돌아본 한국에서의 시간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한국의 

배구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그가 한국 프로배구 V리그를 떠나 고향인 핀란드로 돌아가는 

순간을 앞두고 그가 4년간 몸을 담았던 대한항공 배구단을 응원했던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를 

오늘의 배구논평에서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핀린드 출신 배구 지도자인 최고의 배구 혁명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한국에서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습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4년간 정들었던 한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한국 프로배구 V리그를 떠나는 

핀란드 출신 배구 지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 배구단을 응원해주신 한국의 배구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으며, 그가 4년간 몸을 담았던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은 지난 4월10일 구단 

SNS를 통해 4시즌간 팀을 이끌었던 핀란드 출신 배구 지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아쉬운 이별을 

고했습니다. 대한항공의 새로운 감독은 브라질 출신 배구 지도자 헤난 달 조토 감독이 확정됐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대한항공의 새로운 감독과 이후의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및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쏠린 가운데, 4연속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의 대기록을 남기고 한국 프로배구 V리그를 떠나는 그가 

거주했던 한국의 거주지 용인특례시에서 대한민국의 어느 배구 전문 잡지사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내와 함께 괌에 같이 다녀왔다. 즐거운 

나날들을 보냈다.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난 시간이었다. 4년간 한국에 있었던 만큼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로운 하루하루를 즐겼다"고 그간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에서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배구 전문 잡지사 기자들과 함께 자유롭게 

나눴습니다. 먼저 그에 대해 지난 네 시즌간 배구계 안팎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에 대해 먼저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가장 먼저 나눈 이야기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왼손잡이 공격수만 좋아한다'는 평가였습니다. 

 

링컨 윌리엄스와 막심 지갈로프 같이 기존의 V리그 스타일과는 판이한 유형의 외국인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생긴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웃음). 왼손잡이 공격수가 팀에 있으면 당연히 고유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제도 특성상 리스트 안에서 선수를 뽑다보니 공교롭게 그 선수가 가장 좋은 선수였을 뿐이다. 

모든 선수들을 내 독단으로 뽑는 것도 아니다"라며 노 코멘트를 외쳤습니다. 

 

이어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스피드 배구에만 집착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놓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난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는 중요한 순간에 

스피드를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본다. 그리고 지난 시즌 같은 경우 

막상 우리가 그렇게 빠른 배구를 한 것도 아니었다. 우리보다 빠른 배구를 한 팀들이 많았고, 내가 원하는 

스피드를 구현한 선수는 유광우 뿐이었다"며 먼저 지난 시즌의 우승 실패 원인이 오히려 스피드 활용 실패에 

있음을 꼬집었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스피드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이어갔습니다. 그는 "감독마다 추구하는 배구의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고, 내가 스피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상대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에 더 집착했다고 생각한다. 배구를 포함한 모든 구기 종목들은 효율적 속도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일종의 혁명이다. 하지만 느릿한 하이 볼이 올라가서 

쓰리 블록에 막히는 상황에 대한 비판은 별로 없는데 반해, 빠른 플레이를 시도하다가 실수가 나오면 비판이 

쏟아지기 일쑤다. 어떤 길이 맞는 길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며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전했습니다. 

 

그의 입에서 '혁명'이라는 단어는 한번 더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4연속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것과 그 과정에서의 개인 능력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지는 않냐"라는 말씀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나에게 비판이 쏟아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시도하려는 배구는 새로운 배구였고, 

실패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명가가 되기 위해서는 비판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너무나 틸리카이넨 감독다운 답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혁명가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에서의 네 시즌간 본인이 원했던 혁명을 얼마나 이룩했을까요? 

 

그는 "72%? 72.5%(웃음)? 전체적으로 보면 그 정도일 것 같다. 절대 완벽이라는 건 없다. 지난 네 시즌간 우리 

팀은 성장의 구간에 꾸준히 머물렀던 것 같다"고 지난 네 시즌을 퍼센티지로 자평했습니다. 

 

물론 '7할의 혁명'을 이룩한 것은 틸리카이넨 감독 혼자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4년간 함께 고생한 최부식, 장광균, 문성준, 캐스퍼 부오리넨, 블레어 벤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캐스퍼-블레어와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를 잘 살려가며 특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 코치들에게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공유하여 서로에게 힘이 돼줬다. 캐스퍼는 지금 일본에서 감독을 하고 있는데, 다른 코치들에게는 

언젠가는 감독이 돼서 자신들의 배구를 코트 위에 구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함께한 코치들에게 먼저 

감사를 전했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지도 속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평소 

인터뷰에서 특정 선수를 지목해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 않지만 마지막 인터뷰인 만큼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미디어에 특정한 선수에 대해 따로 

언급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단 한 명의 기억에 남는 선수를 말하고 싶다면 미들블로커 김민재를 

기억에 남는 선수로 추천하고 싶다. 내가 체육관에서 봤던 첫날과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많은 성장을 이룩했다. 

그가 하루라도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수 있었던 진보였다"며 김민재를 꼽아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들었던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늘 도전과 모험을 경험했던 그답게, 아직 차기 행선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금의 이별은 대한항공과 나 모두에게 좋은 이별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서로 새로운 자극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멋진 이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모험을 즐길 것이다. 그게 어디일지는 아직 모른다"라고 활짝 웃었으며, 그런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언젠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마음도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 

팀의 변화와 성장을 함께하면서 즐거웠다. 당연히 한국으로의 복귀도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끝으로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네 시즌간 그와 대한항공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그동안 나와 대한항공을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도 팀이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변함없이 

계속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마지막 부탁을 전했습니다. 

 

핀란드 출신 배구 지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4월27일 한국을 떠나 새로운 모험에 나서게 되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고향인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출국하는 그의 앞날을 응원하는 만큼 

자신만의 확고한 캐릭터와 배구관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혁명가 토미 틸리카이넨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오늘의 배구논평이었습니다.